주 4.5일제 근로기준법 36시간 단축과 임금 보전 쟁점, 국회 계류 상태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60만원까지 정부가 지원합니다. 다만 이 돈은 노동자 월급을 지켜 주는 임금 보전액이 아니라 기업에 주는 장려금입니다. '임금을 깎지 말라'는 강제 조항은 아직 어느 법에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2024년 7월 발의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아직 통과되지도 시행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내년부터 주 4.5일제'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법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문제와 지금 예산으로 돌아가는 시범사업은 서로 다른 층위입니다. 둘을 나눠 보면 노동시간이 줄 때 실제로 걱정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분명해집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겠습니다. 시간은 법으로 줄일 수 있어도 월급은 법이 지켜 주지 않는다는 데에 이 쟁점의 핵심이 있습니다.
주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4시간을 줄이면 1일 8시간 기준으로 정확히 주 4.5일이 된다.
지금 무엇이 진행 중인가
먼저 두 가지를 분리해야 합니다. 하나는 법정근로시간을 주 36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고 다른 하나는 예산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입니다. 법안과 사업은 진행 상태가 전혀 다릅니다.
법안은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01910)입니다. 강훈식 의원 등 16인이 2024년 7월 18일 대표발의했습니다. 소관 상임위원회는 환경노동위원회이고 2024년 9월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뒤 현재까지 계류 중입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고 시행일과 경과규정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내년부터 주 4.5일제가 된다'는 표현은 아직 사실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반면 시범사업은 예산이 잡혀 실제로 돌아갑니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12월 11일 발표한 2026년 업무보고에서 주 4.5일제 도입지원 시범사업에 2026년 324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발표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 제정법 입법을 2026년 3월부터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다만 이 제정법은 아직 발의 전 단계여서 구체적인 조문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법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일은 계류·미발의 단계이고 지원사업만 예산 단계에서 먼저 움직이는 셈입니다.
법안이 실제로 바꾸는 조문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 근로시간을 40시간, 1일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과 제2항이며 이 조문의 시행일은 2025년 10월 23일입니다(공포 2024-10-22, 법률 제20520호). 여기에 근로기준법 제53조가 정한 연장근로 한도 12시간을 더해 통상 '주 52시간'이라고 부릅니다.
개정안 2201910은 이 제50조의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서 주 36시간으로 낮추자는 내용입니다. 줄어드는 시간은 4시간, 감소율로는 10%입니다. 1일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36시간은 정확히 4.5일 치 근무입니다. 조문 한 줄을 바꾸는 것이 곧 주 4.5일제 도입과 같아집니다. 개정안은 이 단축에 맞춰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관련 규정을 함께 정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구분 | 1주 법정근로시간 | 상태와 근거 |
|---|---|---|
| 현행 | 40시간 | 시행 중(2025-10-23),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제2항 |
| 개정안 | 36시간 | 국회 계류, 개정안 2201910(발의 2024-07-18) |
| 차이 | 4시간(10%) | 주 4.5일제에 해당 |
숫자만 보면 단순합니다. 법정 상한을 4시간 내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노동자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몇 시간을 일하느냐'와 함께 '그만큼 월급이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바로 그 지점을 이 개정안이 비워 두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임금 보전이다
사실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개정안 2201910의 공식 제안이유와 주요내용에는 임금 보전이나 임금 삭감 금지에 관한 규정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제안이유·주요내용은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단축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해 주 4.5일제를 도입함으로써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및 고용기회 확대를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을 뿐, 줄어든 4시간만큼의 임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을 유지하라는 노동계와, 생산성 없이는 어렵다는 경영계의 주장을 나란히 둔다.
여기서 두 진영의 주장을 가장 강한 형태로 옮겨 보겠습니다. 경영계는 이렇게 말합니다. "근로시간을 10% 줄이면서 임금을 그대로 두라는 것은 시간당 인건비를 10% 올리라는 요구와 같다.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법으로 임금 유지를 강제하면, 특히 지불 여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납품 단가로 부담을 넘길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이렇게 답합니다. "임금 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사실상 임금 삭감이다. 줄어든 시간만큼 기본급이 깎이면 생활이 무너지고, 결국 부족한 소득을 메우려 부업이나 초과근무로 되돌아가 단축의 의미가 사라진다."
이 지점에서 진보 관점의 논평을 밝힙니다. 두 주장 모두 '임금을 지킬지'를 다투는데 정작 지금 법안은 그 답을 노사 협상에 통째로 넘겨 두고 있습니다. 협상력이 강한 대기업 정규직은 단체교섭으로 임금을 지켜 낼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비정규 사업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시간이 줄었으니 월급도 줄인다'는 결정을 막을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습니다. 근로시간 단축이 오히려 저임금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기서 나옵니다. 그래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조문과 임금 하락을 막는 조문은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판단입니다. 다만 이는 의견이며 실제 입법으로 어떤 보전 장치가 담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정부 지원금과 로드맵
정부 지원금은 임금 보전과 자주 뒤섞이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일생활균형 지원사업(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재직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줄인 기업에는 1인당 월 20만50만원을, 우대 대상이면 10만원을 더해 월 최대 60만원까지 지원합니다. 근로시간을 줄인 뒤 새로 사람을 뽑으면 신규 채용 1인당 월 60만80만원을 추가로 줍니다. 금액은 기업 규모(50인 미만/50~300인)와 도입 형태(부분/전면)에 따라 달라지고 지원은 최대 1년 한시입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을 짚겠습니다. 재직 노동자 몫으로 표시된 월 20만50만원은 노동자 통장에 꽂히는 임금 보전액이 아니라 기업에 주는 장려금입니다. 정부 지원사업이 내건 '임금 감소 없이 실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문구도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법적 의무는 아닙니다. 지원금을 받으려는 기업이 충족해야 할 참여 요건일 뿐입니다. 게다가 한시 지원이 끝난 뒤의 임금 조정은 다시 노사 자율과 단체교섭의 영역으로 돌아갑니다. 신규 채용분 월 60만80만원도 새로 뽑는 사람을 위한 돈입니다. 기존 노동자의 줄어든 임금을 메우는 돈이 아닙니다.
지원금은 기업으로 흐르는 한시 장려금이고, 노동자 임금 보전과는 층위가 다르다.
로드맵도 단계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흔히 '주 36시간을 거쳐 2030년 주 32시간·주 4일제로 간다'고 이야기하지만 주 36시간은 강훈식 의원 법안의 내용이고, 주 32시간·주 4일제는 언론과 노동계의 전망일 뿐 정부가 확정한 계획이 아닙니다. 정부 공식 문서가 제시한 목표는 따로 있습니다. 2030년까지 연간 실근로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는 것입니다. 참고로 한국의 연간 실근로시간은 2023년 기준 약 1,872시간으로, OECD 평균 약 1,742시간과 130시간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이후로는 하락하는 추세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은 절차와 독자 체크포인트
실제로 무엇이 바뀌려면 순서가 있습니다. 개정안 2201910이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야 합니다. 그다음 공포와 시행일 지정, 경과규정 마련까지 끝나야 비로소 '주 36시간'이 현행법이 됩니다. 지금은 그 첫 단계인 소위 심사에 머물러 있어 시행 시점을 못 박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독자가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는지 국회 의안정보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통과 전까지는 어떤 수치도 확정이 아닙니다. 통과된 뒤에는 임금 보전이나 삭감 금지 조항이 함께 담기는지 봐야 합니다. 이 조항의 유무가 저임금·미조직 노동자에게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원금이 임금이 아닌 한시 장려금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지원 종료 이후의 임금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단축이 실질임금에 어떻게 얹히는지는 최저임금 논의와도 맞닿아 있어 2027년 최저임금 인상과 실질임금 쟁점과 함께 보면 도움이 됩니다.
근거와 참고
- 근로기준법 제50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2201910) 제안이유·심사경과
- 고용노동부 2026년 업무보고
- 실노동시간 단축 이행 착수 — 정책브리핑
- 주4.5일제 지원 요건·단가 — 일생활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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