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 목표, RPS 개편 계약시장제도 국회 통과
재생에너지 지원 방식을 크게 바꾸는 법안이 2026년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핵심은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장기계약 중심의 '계약시장 제도'로 바꾸는 것입니다. RPS는 지금까지 발전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재생에너지 공급을 의무화해 왔습니다. 다만 통과와 시행은 다릅니다. 아직 공포 전이고 공포·시행일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두 가지를 나눠서 봅니다. 하나는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바뀌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가 함께 내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라는 목표가 국제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도 개편의 방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조치로 볼 여지가 큽니다. 다만 목표로 제시된 30%조차 이미 2024년 세계 평균에 못 미치고, 그 목표를 채우려면 지금보다 약 2.5~3배 빠른 보급이 필요합니다.
RPS의 공급의무 자체는 계약시장으로 옮겨 존속하고, 폐지되는 것은 REC 현물시장이다.
통과된 것과 아직 아닌 것
먼저 헷갈리기 쉬운 부분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이번에 통과한 것은 제도의 틀을 바꾸는 법안이지 오늘부터 무언가가 시행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흔히 'RPS 폐지'로 요약되지만 정확히는 재생에너지 공급의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원 방식이 현물시장 거래에서 장기계약 중심의 계약시장 제도로 바뀌는 것입니다.
또 하나, 폐지되는 것은 제도 전체가 아니라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현물시장입니다. 아래 표로 통과된 내용과 예정 시점을 정리했습니다. 시점은 모두 '예정'이며 공포·시행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상태·시점 |
|---|---|---|
| 지원 방식 | RPS → 장기계약 중심의 계약시장 제도로 전환 | 2026-08-20 국회 통과, 시행일 미정 |
| REC 현물시장 | 폐지 | 2029-12-31 폐지 예정 |
| 신규 REC 발급 | 중단 | 2027 중단 예정 |
| 소규모 설비 접속 | 1MW 이하 주민참여형 전력계통 우선접속 근거 마련 | 전기사업법 개정안, 2026-08-20 국회 통과 |
표에서 보시듯 신규 REC 발급 중단(2027)과 현물시장 폐지(2029년 말)는 모두 앞으로 다가올 일정입니다. 지금 시장이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께서 재생에너지 사업이나 REC 거래와 관련이 있으시다면 시행령·고시로 확정되는 세부 일정을 별도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왜 이렇게 바꾸나
기존 RPS에서 사업자들은 REC를 현물시장에서 사고팔았는데 이 방식은 가격 변동이 커서 장기 투자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태양광·풍력 발전소는 초기 투자비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수익이 얼마나 될지 20년 단위로 내다볼 수 있어야 자금 조달이 쉬워집니다. 계약시장 제도는 장기계약으로 가격을 고정해 이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방향입니다(에너지데일리 보도).
여기에 더해 이번 전기사업법 개정안에는 1MW 이하 소규모 주민참여형 설비의 전력계통 우선접속 근거가 담겼습니다(2026-08-20 국회 통과). 재생에너지 확대의 병목 중 하나가 전력망 접속 지연인데 규모가 작은 주민참여형 설비에 우선순위를 주겠다는 취지입니다.
현물시장은 가격이 출렁이지만 장기계약은 수익을 고정해 초기 투자 회수를 예측하게 한다.
제도 전환의 상위 근거로는 기후 목표가 있습니다. 정부는 2025년 11월 11일 국무회의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 감축으로 의결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발전 부문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제되기 때문에 지원 제도를 안정적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전환 부문의 개별 감축률은 별도로 확정된 값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여기서는 상위 배경으로만 언급합니다.
정부가 밝힌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
정부가 내건 목표는 발표 시점과 계획이 서로 다르므로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뭉뚱그리면 목표연도와 수치가 섞여 오해를 낳습니다.
첫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발전비중 20% 이상입니다.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 담긴 목표로, 2026년 4월 6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내용입니다. 둘째, 2035년 발전비중 30% 이상입니다. 2026년 5월 19일 발표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목표입니다. 기본계획은 법정계획이지만 곧바로 적용되는 확정 규범이라기보다 방향을 제시하는 계획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 목표연도 | 목표 | 근거 계획 | 발표·단계 |
|---|---|---|---|
| 2030년 | 설비 100GW, 발전비중 20% 이상 |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 | 2026-04-06 국무회의 보고 |
| 2035년 | 발전비중 30% 이상 |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 | 2026-05-19 발표 |
제1차 기본계획은 발전단가 목표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2035년까지 태양광 80원, 육상풍력 120원, 해상풍력 150원/kWh 이하를 지향하는 값입니다. 확정된 요금이 아니라 상한을 낮춰가려는 목표치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둡니다.
국제 비교로 본 목표의 위치
여기서 진보 관점의 핵심 문제 제기가 나옵니다. 30%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는 커 보이지만 세계와 나란히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에너지 싱크탱크 Ember의 Global Electricity Review 2025에 따르면, 2024년 세계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약 32%입니다. 반면 같은 해 한국은 약 1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즉 한국이 2035년에 달성하겠다고 내건 30%는 세계가 이미 2024년에 넘어선 평균(32%)에도 못 미치는 목표입니다. 앞으로 세계 평균은 계속 오를 텐데 한국은 10년 뒤에야 지금의 세계 평균 근처에 닿겠다는 계획인 셈입니다.
한국의 2035년 목표 30퍼센트는 세계가 2024년에 이미 넘어선 평균 32퍼센트에 못 미친다.
이 지점은 사실의 문제입니다. 목표가 야심 차다는 정부 설명과 세계 기준으로 보면 뒤처진 목표라는 평가는 같은 숫자를 놓고 갈립니다. 어느 쪽이 옳으냐를 떠나 비교의 기준점을 세계 평균에 두면 30%는 따라잡기 목표에 가깝다는 것이 이 글의 관점입니다. 다만 국가별 세부 비교치(특정 국가들의 개별 비중)는 검증된 출처를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목표와 현실의 격차: 속도와 전력망
목표가 낮다는 지적과 별개로 그 목표조차 지금 속도로는 달성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2030년 100GW를 채우려면 연간 1012GW 이상의 신규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최근 실제 보급 속도는 약 4GW/년 수준입니다(국회미래연구원 분석, 경향신문 2026년 5월 10일 보도). 산술적으로 약 2.53배(국회미래연구원 기준) 가속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 수치는 추정이므로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목표를 채우려면 지금보다 두 배 반에서 세 배 빠른 보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회미래연구원의 분석이다.
속도를 붙잡는 대표적 병목이 전력망입니다. 발전소를 지어도 계통에 연결되지 못하면 전기를 보낼 수 없는데 접속 대기와 계통 포화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1MW 이하 주민참여형 우선접속 조항은 그 병목의 일부를 겨냥한 것이지만 대규모 설비의 계통 확충과 송전망 건설이라는 더 큰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제도의 틀을 바꾸는 것과 실제 보급이 빨라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목표 달성을 가늠할 때 이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목표를 둘러싼 여야 시각차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가장 강한 형태로 인용한 뒤 사실로 답하겠습니다.
국민의힘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2026년 4월 7일,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겨냥)에서 요지로 이렇게 밝혔습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커서 날씨에 따라 전력 공급이 끊기는 '에너지 공백'에 취약하고, 원전은 연료 비축과 공급원 분산으로 에너지 안보에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는 안정적 전력이 필요한 AI·반도체 산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전기요금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습니다. 이 논평은 8월 20일 통과된 법안이 아니라 4월의 계획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이 주장에는 경청할 지점이 있습니다. 간헐성과 전력망 안정은 실제 과제이고 앞 절에서 본 계통 병목이 그 근거이기도 합니다. 다만 사실로 답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간헐성은 세계적으로 계통 보강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대응하며 재생에너지를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그 결과가 2024년 세계 평균 32%라는 수치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안정이 양립 불가능하다면 세계 평균이 그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둘째, 한국의 상위 근거는 기후 목표입니다. 2035년 NDC 53~61% 감축을 의결한 이상 발전 부문의 탈탄소는 선택이 아니라 이미 정한 목표의 전제입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대립 구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감축 목표를 무엇으로 채울지의 문제로 보는 것이 이 글의 관점입니다.
정리하면 반대 진영의 안보·산업 논리는 계통이라는 실제 과제를 짚습니다. 그러나 그 과제의 해법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늦추는 것'이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세계는 같은 과제를 안고도 비중을 늘려 왔기 때문입니다.
정리
- 2026년 8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것은 RPS를 계약시장 제도로 전환하는 법안이며 아직 공포·시행 전입니다. 신규 REC 발급 중단(2027)과 현물시장 폐지(2029-12-31)는 모두 예정 일정입니다.
- 목표는 계획별로 다릅니다. 2030년 100GW·발전비중 20% 이상(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 2035년 발전비중 30% 이상(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입니다.
- 30%라는 목표는 이미 2024년 세계 평균 32%에 못 미치고, 그 목표조차 지금의 보급 속도(약 4GW/년)로는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 글의 관점입니다.
근거와 참고
- 정책브리핑 —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
- 정책브리핑 — 2035 NDC
- 뉴시스 — 2026-08-20 국회 본회의 통과
- 전기사업법 (국가법령정보센터) — 개정 대상 법률의 현행 원문
- 에너지데일리 — 계약시장 제도 개편
- 환경보건신문 — REC 현물시장 2029-12-31 폐지
- Ember — Global Electricity Review 2025
- 경향신문 — 국회미래연구원 보급 속도 분석
- 국민의힘 —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 논평(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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